2013. 7. 30 라펜트 - "걷기좋은 도시는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다" |
작성일 13-07-30 11:0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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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좋은 도시는 국가를 부유하게 만든다"조경가, ‘제프 스펙’과의 대담라펜트l기사입력2013-07-30
©최이규
Q. 걷기 좋은 도시는 곧 지속가능한 도시라 할 수 있습니까? A. 세 가지 측면에서 그렇습니다. 경제학자 크리스토퍼 레인버거와 에드워드 글레이저가 주장하듯, 걷기 좋은 도시는 우수한 인력들을 끌어오는 힘이 있습니다. 도시별 특허 출원의 수에 대한 연구결과는 창의성과 걷는 도시의 연관성을 증명합니다.
한편, 공중보건학자인 딕 젝슨이 주장하길, 걷는 도시는 비만과 교통사고, 천식 등을 줄임으로써 사망률을 낮추고, 사회 전반적인 의료비용을 낮춘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환경저술가인 데이빗 오웬은 이제까지 통념적으로 알려져 있던 도시와 공해 배출량의 연관성에 대한 관점을 뒤집으면서, 미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인구 밀도가 낮아질수록 개인별 탄소배출량이 오히려 늘어남을 극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실제로 뉴욕 맨해튼 사람들은 미국의 1920년대 배출량에 머무르고 있을 정도로, 개인별 화석연료 소비가 적습니다.
결론적으로, 걷기 좋은 도시는 국가를 부유하게 만들고, 시민을 건강하게 하며, 지구 환경을 덜 파괴합니다.
Q. 도시의 적절한 오픈스페이스가 걷기 좋은 도시에 필요조건이라 할 수 있습니까? A. 예, 그렇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말하는 오픈스페이스가 건물들 사이의 공적인 공도용지(rights-of-way)를 의미할 때에 한정됩니다. 제 경험으로 볼 때,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최소한의 공원 면적만으로도 월등히 걷기 좋은 지역이 되는 사례가 많습니다. 적절한 양의 녹지와 오픈스페이스가 어우러진 도시는 ‘행복한 도시’의 전제 조건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공원이란 걷는 도시의 측면에서 보면, 약일 수도 있고 때로는 독일 수도 있습니다. 걸을 수 있는 여건을 향상시킬 수도, 저해할 수도 있습니다. 언뜻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것은 보다 긴 설명을 요하는 복잡한 문제이므로 성급한 판단 이전에 제 책의 내용을 참조하셨으면 합니다.
뉴욕시의 브로드웨이 보행거리 프로젝트 ©최이규 기념비적 건축물은 휴먼스케일을 벗어난 보행환경을 동반하는 경우가 잦다. 로스앤젤레스 월트디즈니 콘서트홀 ©최이규
Q. 미국 국립예술기금의 디자인 디렉터로 재직 중, ‘도시디자인을 위한 시장 협의회’를 이끌어 오신 경험에 대해 말씀해주십시오. 또,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해, 최소한의 비용으로 최대의 결과를 도출해낸 사례가 있으신가요? A. 제가 국립예술기금에 있는 동안, 다양한 도시의 시장들이 골치 아픈 현안들을 가지고 왔습니다. 그러나 그 다양한 문제점들이 결국에는 ‘좋지 않은 거리’라는 하나의 공통된 사안으로 정리될 수 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운 발견이었습니다. 미국의 거의 모든 도시는 기본적으로 교통공학자들에 의해 계획되었습니다. 그들은 안전하지 않을지라도 어떻게 하면 많은 수의 차량을 빠르게 소통시키는가가 주된 과제였습니다. 아직까지 제 기억에 남는 사례로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찰스턴의 조셉 라일리 시장미국 역사 상 최장기 연임(1975년부터 현재까지 10선), 탁월한 리더십으로 알려진 인물이 워싱턴 예술기금에서의 워크숍 도중, 본인의 시청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당시 진행되고 있었던 도로 폭 확장 사업을 당장 중지시키라는 지시를 내린 적이 있지요. 이것이 최소 비용으로 최대의 효과를 거둔 사례가 아닐까요? Q. 걷기 좋은 도시는 스마트 성장 정책과 긴밀하게 연관되어 있습니까? A. 스마트 성장이 곧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정의되는 한, 이 둘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우리가 대도시의 지속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걷기 좋은 도시를 그 중심에 두고, 외곽으로의 대중교통이 바르게 정착되어 있지 않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습니다.
Q. 정치인, 관료, 시장들과 함께 일해 온 경험이 많으십니다. 정치적 성향에 따른 어려움은 없었는지요? 혹은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아이디어들을 내신건가요? A. 적어도 제가 겪은 바로는, 유명한 정치인들과의 협업에서 그러한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무정부주의자나 극우 편향의 소수를 제외하고, 대부분의 정치적 그룹은 어떤 형태로든지, 훌륭하고 깨끗한 도시계획에 대해서 지지를 보냅니다. 일부 진보주의자들은 전통주의 근린개발에 거부감을 느끼기도 하고, 일부 보수주의자들은 뉴어바니즘의 방향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이 두 부류 모두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한 원칙들이 기저에 깔려있기 때문에, 어느 쪽 정파든 적극적인 지원을 해왔습니다. 최근, 용도 지역제를 바람직한 방향으로 개선하는 과정은 새로운 규정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오래되고 좋지 않은 규정을 제거하는데 그 핵심이 있습니다.
매사추세츠 로웰시에서 기존 공장 건물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시장가격의 주택을 조성한 사례 ©Speck & Associates 차량과 보행자가 함께 천천히 움직인다. 그랜빌 아일랜드 ©최이규
Q. 혼잡통행료 제도나 의무 주차대수 완화, 로드다이어트 같은 정책들이, 소비자의 접근을 방해한다는 측면에서 지역 상인이나 경제단체들의 반발을 사는 경우는 혹시 없었는지요? A. 교통정온화, 적절한 주차요금 부과와 같은 정책에 대한 상식적인 차원에서의 반발은, 대다수의 경우 실제 그런 정책들이 시행되어 온 지역에 대한 경험을 토대로 하지 않은 이론에 그치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교통 정책 뿐만 아니라, 가로수를 심는다던가, 대중교통과 자전거도로를 정비하는 정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실제적인 경험으로 알 수 있는 사실은, 안전하고 가로수가 잘 식재되어 있으며, 자전거가 다니기 좋고, 대중교통이 원활한 도로가 결국에 소매업이나 경제활동에도 좋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사람들이 가진 추측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Q. 당신의 책, 『걷기 좋은 도시』는 미국에만 해당되는 건가요? 예를 들어 홍콩과 같은 극도로 고밀화된 도시나, 서울과 같이 거의 24시간 내내 교통체증에 시달리는 도시에서도 걷기 좋은 도시의 원칙들을 수용할 수 있을까요? A. 이 책은 확실히 미국의 경험을 토대로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의 전철을 밟아가는 도시들을 위해 쓰였습니다. 캐나다나 오스트레일리아, 중남미 등에서 그런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제가 안드레스 두아니와 엘리자베스 플래터자이벅과 함께 썼던, 『Suburban Nation』 또한 그러한 견지에서 집필했습니다. 현재 상당히 지속가능한 도시이지만, 미국의 모델을 닮으려고 안간힘을 쓰는 도시들에 대한 경고의 메시지입니다.
Q. 제 생각에는, 걷고 싶은 도시의 담론이 미국의 변화된 경제 구조와 사회적 상황 등에 크게 의존하는 듯합니다. 솔직히, 지금 미국의 쾌적함은 공해유발산업을 아시아의 개발도상국으로 수출함으로써 가능해지지 않았습니까? 산업화가 지금도 진행 중인 도시에서도 걷기 좋은 도시를 상상할 수 있을까요? A. 그건 사실입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주된 포커스는 근린 규모의 디자인인데, 개발도상국에서의 문제들은 대부분 용도지역제 수준에서 다루어야 할 문제입니다. 분명히, 이 책은 그러한 지역들을 염두에 두고 쓰지는 않았습니다. Q. 센트럴파크, 하이라인과 같은 도시 어메니티가 있고, 걷거나 대중교통을 통해서 출퇴근하고 일을 보는 것 자체가 미국의 일반 대중은 상상할 수 없는 사치 항목일지도 모릅니다. 걷기 좋으면서 쾌적한 도시 환경이, 중저층도 누구나 살 수 있을 정도로 저렴해질 수 있을까요? 걷기 좋은 도시가 되려면, 거기에 합당한 밀도를 공급하는 고층아파트가 필수적이지 않을까요? A. ‘걷기 좋은 도시는 비싸다.’는 문제점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미국 도시 중에서 극히 일부라고 할 수밖에 없는 사례를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한 도시들은 이미 예전부터 걷기 좋은 도시들입니다. 맨해튼이나 샌프란시스코에 사는 미국인의 수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이오와의 시더래피드라든가, 매사추세츠의 로웰과 같은 중소규모 도시에 절대 다수가 거주합니다. 그런데 이런 도시들에서 나타나는 문제는 도시중심부에 주택이 드물거나, 저소득층 주거건물이 지나치게 많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지역에서는 시장 가격에 맞춰진 주택이 보다 많이 공급되어야 하고, 주택고급화가 이슈화 되기 전까지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고층 주택이 물론 걷기 좋은 환경에 기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고층건물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5층짜리 건물로 이루어진 지역이 얼마나 높은 밀도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확실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도시 중심부의 밀도를 저해하는 요인은 건물의 높이가 아니라, 법정 주차대수에 대한 규정입니다.
Q. 걷기 좋은 도시라는 관점에서, 성공적인 도시 오픈스페이스는 어떤 형태라고 생각하십니까? 또 걷기 좋은 도시를 만드는데 있어 조경가의 역할은 무엇이인가요? A. 미국의 경우에,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한 이상적인 오픈스페이스란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교통과 갓길 주차, 그리고 적절하게 계획된 자전거 시설물 등입니다. 여기에 추가적인 광장이나 플라자 등은 유용하긴 하지만, 명확한 공간감을 잃을 정도로 규모가 커진다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건물의 벽면 높이와 도로 폭 간의 비율 또한 중요하고, 지나치게 넓어진다면 사람들이 기피하는 장소가 됩니다. 광장이란 딱 그곳을 맞대고 서 있는 벽면의 높이만큼만 유익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조경가들이 이런 좋은 공간을 만드는 과정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외부 환경에 대한 장식가의 역할만을 수행합니다. 수목은 부적절하게 정의된 도시 공간을 개선하는데 놀라운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조경가들은 수목을 장식적으로 활용하는데 그치지 말고, 뚜렷한 공간감을 창출하는데 보다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Q. 과다한 주차에 대해 언급하셨는데, 그렇다면 걷기 좋은 도시를 위해서는 자신의 집이나 사무실 바로 앞에 주차할 권리를 포기해야 한다는 말입니까? 노상주차에 대한 대안은 무엇입니까? A. 걷기 좋은 도시란, 전원부터 도심에 이르기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따라서 다양한 밀도로 조성될 수 있습니다. 그 스펙트럼 상에서 어떤 위치에 존재하느냐에 따라, 각기 취해야 할 주차에 대한 전략이 달라집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도로변으로 노상주차 공간이 완전히 드러나 있어서는 곤란합니다. 도로변은 연이어진 건물의 벽으로 인해 활성화되어야 합니다. 자기 집 앞에 주차를 할 수 있는 권리는 로우하우스선형 연립주택 정도의 밀도나 그 이하에서는 실현될 수 있고, 그러한 조건에서는 적절한 방안 중 하나입니다.
Q. 너무 춥거나 더운 극한 기후적 조건에서도 걷기 좋은 도시가 가능할까요? 아니면, 걷기 좋은 도시란 온화한 기후대에 위치한 지역에서만 주로 적용되는 것입니까? A. 인간은 걷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것이 무더운 루이지애나 뉴올리언스의 여름이든, 캐나다 퀘벡의 혹한이든, 비 내리는 오리건의 포틀랜드이든, 바람이 거친 시카고이든 마찬가지입니다. 거리 환경만 바르게 디자인되어 있다면, 사람들은 걷는 것을 택할 것입니다.
Q. 로드다이어트의 장점은 무엇이고, 성공할 때와 실패할 때는 각각 어떤 경우입니까? A. 가장 고전적인 로드다이어트 기법은 4차선 도로를 3차선으로 변경하는 것입니다. 양쪽에서 한 차선씩을 줄인 후, 필요한 곳마다 중간에 좌·우회전을 위한 차선을 두는 것이지요. 이렇게 해서 생겨난 공간에는 자전거 도로를 만든다거나 추가적인 주차 공간으로 확보하게 됩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볼 때, 로드다이어트는 거의 항상 좋은 효과를 발휘하는데, 교통사고율을 극적으로 저감시키는 반면, 차량 운행 용량을 저하시키지는 않습니다. AECOM사에서 20군데의 로드다이어트 사례를 조사하였는데, 전체적으로 차량 통행량의 소폭 증가가 관찰되었습니다. 이제 남은 질문은, 좌회전 차선을 어디에 얼마만큼의 길이로 설계할 것인가와, 중간에 남은 공간을 어떻게 이용할 것인가 하는 문제입니다. 대개 중간 공간은 수목이 식재된 녹지형 분리대로 전환됩니다.
Q. 걷기 좋은 환경을 극단화하여 보행자 전용 공간을 만들려고 할 때, 흔히 범하는 실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습니까? A. 미국에서는 1960~1970년대에 선풍적으로 조성된 약 150곳의 보행 전용몰이 실패한 경험이 있습니다. 상점 중에는 분명히 차량 통행이 있어야 유리한 성격의 그룹이 있었을 텐데, 이것을 무시하고 일괄적으로 차 없는 거리를 만든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습니다. 불행히도, 아직까지 미국에서는 차량을 전적으로 배제한 상업지역은 곧 사망선고를 의미합니다. 현재 가장 성공한 미국의 거리는 차와 사람, 자전거가 모두 함께 공존하되, 다 같이 느린 속도로 움직이는 곳들입니다.
©최이규
Q. How is a walkable city related to a sustainable city? A. In three main ways: economists like Christopher Leinberger and Ed Glaeser argue that walkable cities are better at attracting talent, and are more innovative as measured by the production of patents; epidemiologists like Dick Jackson show how walkable cities save lives and lower health care costs by reducing obesity, car-crashes, and asthma incidence, as compared to sprawling cities; and environmental writers like David Owen document how each American’s carbon footprint generally trends inversely with the population density of the place they live, with Manhattanites burning fuel at a rate the rest of the country hasn’t experienced since the 1920s. Walkable cities make us wealthier, healthier, and less destructive to our planet.
A. I would say so, but only if “open spaces” refers to the public rights-of-way between buildings. Some of the most walkable neighborhoods have the smallest supply of parks and other open spaces of the sort we require in codes. That noted, these places are probably a prerequisite for “happy city” designation. But parks can do as much to interrupt walkability as to enhance it. I realize that this may seem a ridiculous statement, requiring a much longer discussion—which is in the book. Q. Could you tell us about your experience as the director of design at the National Endowment for the Arts overseeing the Mayors' Institute on City Design? Could you describe an effective bang-for-the-buck investment example for enhanced walkability? A. Every mayor brings a case study to solve, but I was surprised to learn how many of their challenges could be otherwise defined as “bad streets”. Almost every city had allowed itself to be designed, by default, by its traffic engineers, with the primary objective of moving cars at great volume and unsafe speed. Mayor Joe Riley describes one case of a mayor who managed to kill a destructive roadway widening by phone before even leaving the workshop.
Q. Is the Walkable City closely connected to Smart Growth? A. If smart growth is defined as sustainable growth, which it is, then they are deeply intertwined. There is no such thing as a sustainable metropolis that does not find a walkable city at its center, connected to its suburbs (if any) by transit.
Q. Are these ideas politically neutral? Can they appeal to both conservatives and liberals? Did you have any difficulties when working with governors and mayors? A. I have not had any trouble from reputable politicians. Ignoring the excesses of anarchists and Tea Partiers, the remainder of the political spectrum has been supportive of good planning in most of its forms. While TND(Traditional Neighborhood Design) offended some liberals, and NU(New Urbanism) offended some conservatives, both parties have always supported the principles of walkability that underlie both movements. It helps that proper zoning these days tends to require more the removal of old bad rules than the creation of new good ones. Q. Walkable City policies such as congestion pricing or decreased parking or road diet may draw objections by shop owners and business associations concerned about a negative impact on customer access. What would you tell them? |